추, 동일체 원칙 언급 윤석열 겨냥
이성윤은 “절제하는 수사” 또 강조
윤, 정권 관련 수사 고충 토로한 듯
“헌법따라 오직 국민위해 일해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또 한 번 신경전을 벌였다. 추 장관은 3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검사동일체 원칙은 15년 전 법전에서 사라졌지만, 아직도 검찰 조직에는 상명하복의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며 “여러분은 그것을 박차고 나가 각자가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충만한 존재가 돼 국민을 위한 검사로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달 31일 윤 총장이 다른 곳으로 전출가는 검사들에게 검사동일체 원칙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은 당시 “어느 위치에 가나 검찰은 검사동일체 원칙에 입각해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본질적인 책무는 바뀌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검사동일체 원칙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상명하복의 관계에 따라 전국의 검사가 통일된 조직체로 움직이는 것을 뜻한다. 원래 검찰청법에 명시돼 있던 개념이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법에서 삭제됐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16년 전 폐지된 원칙을 굳이 거론한 것을 두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추 장관 주도 인사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이 지검장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에서 윤 총장 및 수사팀과 달리 소극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걸 비판한 발언이라는 의미다. 그런 윤 총장을 추 장관이 3일 후에 다시 겨냥한 셈이다.
추 장관은 또 “최근 검찰 사건 처리를 둘러싼 논란으로 국민께 불안감을 드려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절차적 정의를 준수해야 하는 만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 결론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과정에서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이 결재 절차를 두고 갈등을 빚은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이 지검장도 이날 검사 전입식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절제하는 수사, 법리와 증거에 따른 책임 있는 사건처리를 당부한다”고 말해 추 장관에게 힘을 보탰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 청사에서 열린 검사 전입식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그는 형사 법제 개정에 잘 대처해야 한다는 당부를 한뒤 “검찰 업무라는 게 일이 많아서도 힘들지만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현 정권 관련 수사를 둘러싼 청와대 및 여당 등의 압박과 추 장관 주도의 검찰 인사 등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오후에 열린 신임 검사 전입식에서는 헌법을 강조했다. 윤 총장은 “헌법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책무를 오로지 국민을 위해 올바르게 완수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헌법에 따른 비례와 균형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는 윤 총장이 지난해 7월 취임사 때부터 강조한 것으로, 권력이나 특정 정치세력에 편향되지 않는 검사의 정치 중립 의무를 지키자는 취지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추 장관 발언에는 이 지검장을 지원하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윤 총장은 검찰 개혁은 그대로 이행하되 수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가영·박사라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2020-02-03 15:03:0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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