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10일(현지시간) 영유권 분쟁지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의 교전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양국은 전투기, 드론, 탱크 등을 동원해 치열한 싸움을 벌여 양측 민간인·군인, 시리아 용병 등 4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휴전 합의 당일에도 교전지 중심도시인 스테파나케르트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양국은 상대국을 비난했다. ‘불안한 휴전’ 상태에 접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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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교전은 아르메니아와 가까운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하는 터키의 대리전이라고도 해석됐다.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기구인 민스크 그룹의 공동 의장인 러시아가 이번 휴전을 이끌어냈고, 터키는 휴전 합의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터키가 민스크 그룹의 의장국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데 희생자들의 면모를 보면, 4개국 당사자가 아닌 시리아 젊은들도 희생을 치렀다.
지난 4일 시리아 고국 땅으로 돌아온 50여구의 시신. 대부분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싸우다 목숨을 잃은 민병대원들이었다. 이들은 전쟁터에서 터키의 이름을 위해 싸웠고, 전쟁터로 간 직접적 동기는 생계였다. 시리아 내전이 길어지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시리아 젊은이들이 터키가 개입한 분쟁지 용병으로 자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지난 5일 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국가군(SNA)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1500여명의 시리아인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터키는 ‘시리아 용병 파병설’을 부인했지만, 시리아 용병의 참전은 국제기구와 여러 언론 보도로 기정사실이 됐다.
시리아 용병들은 월 1500달러(173만원)에 터키 민간보안업체와 4개월짜리 계약서를 썼다. 월 900~1200달러에, 3~6개월짜리 계약서를 쓴 이들도 있었다. 어쨌든 SNA 월급(450리라·57달러)보다는 훨씬 많았다. 이들은 국경 감시 초소에 배치될 것이라는 당초 설명과는 달리, 또 아제르바이잔군의 지휘 훈련도 없이 곧장 전쟁터로 내몰렸다. 아제르바이잔에 간 한 시리아인은 “누구도 아제르바이잔으로 가라고 강요하지 않았지만, 타국에서 우리 친구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니 후회스럽다”고 포린폴리시에 말했다.
젊은 시리아 용병들의 시신이 고국에 돌아왔을 때 유족들은 “비극적인 날”이라고, 또 “터키가 가난한 젊은이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애통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전사자 보상금’(약 7800달러)을 잃을까, 유족 누구도 이름을 드러내놓고 슬퍼하지도 못했다.
터키의 시리아 용병 모집 관행은 리비아 내전 파병 때도 비슷했다. 시리아 반군 거점 지역인 이들리브에 사는 오마르는 지난달 28일 영국 가디언에 “시리아인이 처음 리비아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 좀 두려워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리비아나 아제르바이잔이나 가려는 사람이 수천명이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에 파병된 시리아 용병의 아버지인 리야드 카즈무즈(57)는 “전 세계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잔혹함에 시달리는 시리아인들을 외면했고, 그 이후로 우리 젊은이들은 다른 나라의 싸움을 위한 도구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시리아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추르코프 외교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가디언에 “국제사회는 시리아인들의 삶을 소모품으로 간주하고 있다. 지정학적 계산에 따라 국익을 높이려는 시도에 시리아인들이 희생되고 있다”면서 “시리아인들은 이 논리에 저항했고, 지금도 저항하고 있지만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파탄은 시리인들로 하여금 스스로 전쟁터로 나가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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