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연동형 비례대표제 156명 찬성
선거 연령 19세에서 18세로 낮춰
한국당, 공수처법 필리버스터 대응
여, 30일 임시국회 열어 표결 강행
4+1은 환호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1대 국회는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는 민의의 전당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군소 야당들도 “이제 진짜 정치개혁이 시작됐다”(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 “87년 체제 양당제에서 2020 체제 다당제로 전환하는 길을 열었다”(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는 논평을 내놨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21대 국회에서는 기필코 원내 교섭단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날 선거법은 재적 295명 중 156명의 찬성표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전체 의석수 과반인 의결정족수(148석)를 8석 넘겼다. 반대표(10명)는 대부분 4+1에 동조하지 않은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에서 나왔다. 한국당 의원 108명은 아예 착석도, 투표도 하지 않았다.
이날 통과된 선거법 개정안은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인 현재 국회의원 의석 구조를 유지하되 비례대표 의석 중 30석에 연동형 비례대표제(연동률 50%)를 도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선거 연령을 만 19세 이상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50여만 명이 새로 편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은 이날 ‘의장석 봉쇄’라는 물리적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저항했다. 당초 예정된 개의 시간인 오후 3시 이전부터 본회의장에 들어가 단상과 의장석 주변에 인간 장벽을 쌓았다. 오후 4시32분 문희상 국회의장이 의장석 진입을 시도하자 ‘동물국회’가 펼쳐졌다. 한국당 의원 수십 명이 진입로를 몸으로 겹겹이 막고 “밟고 가라”며 아우성쳤다. 의장을 둘러싼 국회 방호과 직원 20여 명과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저항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 차례 후퇴한 문 의장은 오후 5시쯤 질서유지권을 발동했고, 30여분 뒤 국회 경위들의 호위 속에 의장석에 앉는 데 성공했다. “공직선거법 수정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문 의장은 개의 5분 만인 오후 5시45분 의사봉을 두드렸다. 선거법 통과 직후 4+1의 투표로 임시국회 회기는 28일까지로 정해졌다.
문 의장은 이어 공수처법안을 상정한 뒤 “한국당 의원 108명으로부터 전원위원회 개회 요구서가 제출됐다”며 정회를 선언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공수처법이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법안인 만큼 국회법 63조에 따라 전원위를 소집하자”고 요구했다. 본회의를 최대한 지연시키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여야 합의 불발로 전원위가 무산되자 한국당은 이날 오후 9시26분 곧바로 공수처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한국당의 필리버스터에 ‘쪼개기 임시국회’ 전략으로 맞서고 있는 민주당은 28일 임시국회 종료로 필리버스터가 마무리되면 30일 새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대로 공수처법안을 표결 처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포항지진특별법 ▶병역법 ▶대체역 편입·복무법 ▶형사소송법 ▶통신비밀보호법 등 전날 여야가 합의한 민생법안 5건도 처리됐다. 예산안 통과(10일) 후 2주 넘게 계류돼 있던 예산부수법안 20건도 모두 통과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선거법 표결 후 집단 퇴장하면서 이들 법안 표결에 불참했다.
심새롬·손국희·윤정민 기자 saerom@joongang.co.kr
2019-12-27 15:44:15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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