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최근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맥주매대를 확인하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똑같은 1000ml짜리 국산맥주인데 어떤 제품은 2천원대, 또 다른 제품은 5천 원대다. 왜 같은 맥주라고 지칭하면서 가격은 두배 이상 차이 날까.
이는 맥주에 들어있는 주원료인 맥아함량에 따라 일반 맥주와 발포 맥주로 나뉜다. 대부분의 일반 국산맥주는 맥아함량이 70% 이상으로 들어가 있고 발포맥주는 맥아함량이 10% 미만이다.
여기에 기존맥주에 주세72%, 교육세 30%, 부가세 10%로 부과되는 세금이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발포주에는 주세30%, 교육세10%, 부가세10%로 적용된다. 쉽게 말하면 발포주는 맥아 함량이 낮아서 현행 주세법상 맥주가 아닌 기타 주류에 속해 세금이 낮아 소비자들이 일반 맥주보다 2배이상 저렴한 가격에 발포맥주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발포주는 맥아 이외의 원료를 사용해서 만든 유사 맥주로, 주로 대두 단백질, 완두단백질, 옥수수단백질, 착향료, 홉이 들어간다. 몰트를 쓰지 않고 오로지 식물성 단백질을 주 원료료 해서 홉과 향신료 등을 첨가해 최대한 맥주맛을 비슷하게 구현한 맥주랑 "비슷한"음료라고 정의하면 되겠다. 재료의 사용이 자유로워 소비자들이 원하는 스타일로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진하게, 목넘김이 좋게, 쓰게, 풍성한 거품 등. 이런 이유로 본인에게 맞는 맥주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면서 가격까지 저렴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 발포주? 일본 따라가는 느낌 있어...하지만 국내 소비자? "잘 몰라, 기존 맥주 선호해"
국내에서 최근 출시된 주류트랜드를 보면 일본과 흡사하다. 일본 경제붕괴 이후 가격이 저렴한 발포주 소비가 늘었는데, 이 현상이 똑같이 국내에도 나타나고 있는것.
일본은 90년대 초 거품 경제가 붕괴되고 불환 속 악화가 장기화 되자 맥아함량을 줄이고 부재료의 사용을 늘려 세금과 가격도 절감 할 수 있는 발포주를 시장에 내놓았다.
발포주는 저렴한 가격으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리면서, 현재는 오히려 일반 맥주보다 발포 맥주가 더 이기를 얻고 있는 편이다. 일본 맥주 기업들이 주류시장에서 맥주 다각화를 시키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익숙해 질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맥아 함량 70%이상 1세대, 50% 이상 2세대, 20%이상 3세대 등을 차례로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발포주를 익숙하게 만들었다.
일본 도쿄 주재원 활동을 하고 있는 료(32)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일본의 맥주가 역사적으로 커진것같지만 아니다. 발포주로 인해 더 커진셈이다. 가격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격과 맛까지 다 잡고 있어 아직도 일본사람들 사이에서는 발포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소비자들은 맥아함량이 많이 들어간 일반 맥주가 발포주 보다 더 익숙한 것처럼 보인다. 또 발포주에 대한 정보도 아직은 부족해 정의를 모르고 가격이 저렴해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형마트에서 만난 소비자 김 씨는(35) 맥주 가격이 이렇게 차이 나는 이유를 아냐는 질문에 "맥주회사에서 내놓는 전략이나 마케팅 수법 아니냐. 싼것도 있고 비싼것도 있다"라며 "싼게 비지떡이지 않냐. 일반 맥주를 선호하는 편이다. 익숙하기 때문"라고 말했다.
위와같이 '싼게 비지떡'이라고 말하는 소비자들의 주장도 발포주와 일반 맥주의 비교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게 맥주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맥주 업계 관계자는 "발포주의 제조비는 맥주와 동일하거나 똑같다. 가격이 싸다고 해서 덜 만드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소비자들에 가성비와 소확행을 안겨 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발포주 부정적인 시각 존재...싼 가격말고 뭐있나?
발포주가 처음 국내에 도입 된 2018년 초만 해도 소비자들이나 업계들은 "맥주가 아니다"고 말했다. 저렴한 발포주가 출시되면 기존 일반 맥주들의 판매량이 떨어질 것을 우려 했기 때문이다.
또 캐니벌라이제이션(자기시장잠식)현상도 우려한 부분 중 하나다. 각 맥주 업계는 자기 살 깎아 먹기가 될 수 도 있다는 것.
이에 이미 기존 제품이 잘 팔리는 업소에는 발포주를 공급하지 않았고 수입맥주와 경쟁이 치열한 대형마트나 편의점만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 발포주에 대한 기준도 국내 발포주 출시를 놓고 맥아 기준이 국내에서는 10%만 넘기면 되기에, 그 발포주가 기존의 일반 맥주 맛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 라는 예측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시된지 두 달만에 3000만 캔을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의 맥주가 통한 것.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층을 대상으로 한 시장이 생겼고, 국산맥주보다 저렴해서 구입했던 해외 맥주시장에서도 어깨를 견줄 수 있었기 때문. 이에 국내 주류 기업들이 너도나도 발포주 시장에 뛰어 들었다.
다만 발포주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항상 존재했다. 세금문제 때문에 저렴한 제품을 출시 할 수 있었는데,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트랜드가 바뀌면 본래의 일반 맥주로 소비자들이 오지 않겠냐는 시선이다.
앞서 발포주와 맥주의 생산과 제조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주세법 때문에 최종 소비자가격에서 큰 차이가 난다. 국내법상 맥주는 주세가 72%에 달하지만 맥아 함유량이 10% 미만인 발포주는 주세가 30%만 붙는다. 결국 발포주가 갖는 메리트는 가격 뿐이라는 것.
실제로 정부가 주세법을 내놓으면서 맥주 시장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주세 조정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주세 조정 결과에 따라 수입 맥주의 가격이 정해지만데, 5캔에 1만원, 6캔에 9900원 하는 등의 수입맥주의 매력적인 가격 형태가 무너질 경우 굳이 저렴한 제품을 내놓을 필요성이 없는 맥주 기업에서 발포맥주를 놓고 어떻게 대응 할 지는 두과봐야할 사안이다.
국내 맥주 업계 관계자는 "발포 맥주를 놓고 맥주 업계가 여러차례 잦은 갈등과 이슈가 있었다.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 소비자들도 아직 발포주에 대한 정보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정확한 기준까지 확실하게 정해져 있지 않아서 추이는 더 지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vitnana2@gmail.com
August 30, 2020 at 06:0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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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포맥주 일반맥주에 '반'가격 왜? '맥아함량의 차이'...발포맥주 뭐길래 - 환경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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