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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 살수 있는 '금융상품권', 2030 재테크족에 인기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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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22 06:00 | 수정 2020.07.22 06:53

대학생 A(20)씨는 최근 지인으로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5만원짜리 ‘온라인 금융상품권’을 선물 받았다. 주식의 ‘ㅈ’도 모르던 그였지만 계좌를 만들고 상품권을 충전해 난생 처음 한 기업의 주식 한주를 사들였다. A씨는 "숫자만 보면 거부감이 들었고 투자는 직장인들 얘기인 줄만 알았는데, 지금은 관련 뉴스까지 찾아보면서 주식 공부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젊은 재테크족 사이에서 온라인 금융상품권이 인기다. 온라인 금융상품권은 마치 문화상품권처럼 구매·선물이 가능해, 개인 주식계좌에 등록하면 주식·채권·펀드·ELS(주가연계증권)·발행어음·CMA(종합자산관리계좌) 등 모든 금융상품 투자에 사용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온라인 금융 상품권’의 사용 예시. 상품권 번호를 복사한 뒤 한국투자증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등록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 홈페이지 캡처
2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3월 24일 출시 이후 약 4개월 만에 이 상품권은 22만장이 팔려나갔다. 온라인 금융상품권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현재 한투증권에서만 시범 운영되고 있는 서비스다. 상품권 단위가 모두 5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총 110억원이 상품권을 통해 주식시장에 유입된 셈이다. 전체 금융상품권 등록 고객 중 약 70%가 2030세대다. 출시 초기 선착순 1만명 대상 ‘1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할 당시 하루 만에 완판됐던 온라인 금융상품권의 인기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판매 채널인 11번가·옥션·지마켓·G9 등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할인 물량이 풀리면 금새 입소문을 타고 품절된다. 11번가에서는 최근 온라인 금융상품권이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한 일도 있었다. 많은 이들이 메신저로 사용하는 카카오톡에서도 선물이나 구입이 가능해 온라인 금융상품권을 접하기는 더욱 친숙하다.

최근 코로나 여파에 개인 투자자들이 저평가된 주식을 쓸어담으면서 일었던 ‘동학개미운동’이 온라인 금융상품권의 인기를 부추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품권으로 소액이나마 매수에 나서면서 비교적 쉽게 주식 투자 첫걸음을 떼게 됐다는 것이다. 한투증권은 금융투자에 관심이 있지만 망설이던 투자 입문자, 재테크 금융지식이 부족한 사람, 용돈 대신 상품권으로 금융과 경제 조기교육에 활용하려는 사람 등에게 선물하라고 홍보하고 있다.

금융상품권은 체리피커(cherry picker·실속만 챙기는 사람)들의 카드 실적쌓기 수단으로도 인기를 끈다. 카드사 할인이나 쇼핑몰 쿠폰 등을 활용해 금융상품권을 5~10%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해 실적을 쌓은 뒤 환매조건부채권(RP) 매수·매도 방식을 이용해 다시 현금화하는 것이다. RP는 유가증권을 매수(또는 매도)하고 일정기간 후에 사전에 정해진 가격으로 다시 매도(매수)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이같은 비법들은 재테크 카페 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입소문을 탔다. 한투증권은 온라인 금융상품권 구매가 실제 금융거래로 이어지도록 지난달부터 ‘상품권 1원 이상 금융상품 매수시에만 출금 가능’으로 정관을 변경하기도 했다.

온라인 금융상품권은 현재 한투증권에서 독점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금융위가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탄생한 서비스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선 온라인 쇼핑몰에서 금융투자상품권을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한투증권은 이것이 투자중개업에 해당하지 않도록 규제특례를 요청했고, 금융위는 규제 적용을 2년간(최대 4년)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대신 한 사람에게 판매할 수 있는 상품권 금액을 일일 최대 10만원으로 제한하 는 부가조건을 달았다.

한투증권의 시범 운영이 끝나고 규제 해제로 이어진다면 온라인 금융상품권의 대중화는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규 가입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는 타 증권사도 이 서비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한투증권의 서비스 운영 실태를 살피고, 이르면 올 하반기 중 법령해석 등을 통해 투자중개업 해당 여부 등을 명확히 할 예정이다.




July 22,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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